02a. 실리콘 센서 — 940nm는 왜 어둡게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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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장에서 940nm 카메라가 보는 것은 반사된 근적외선이라고 결론지었다. 그 반사광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부품이 실리콘 이미지 센서다. 일반 디지털 카메라에 들어가는 바로 그 센서다. 그런데 같은 실리콘이라도 850nm는 잘 잡고 940nm는 어둡게 잡는다. DMS가 940nm를 쓰기로 한 이상, 이 "어둡게 잡힘"은 피할 수 없는 대가다. 이 장은 그 대가가 어디서 오는지를 밴드갭 물리로 풀고, 센서 설계가 어떻게 그 손실을 메우는지까지 따라간다.
양자효율 — 닿은 빛 중 얼마를 잡는가
먼저 센서 성능을 재는 잣대 하나를 손에 쥐자. 양자효율(QE)이다. 센서에 도달한 광자 100개 중 몇 개를 전자, 즉 전기 신호로 잡아내는가를 백분율로 나타낸 값이다. QE가 높을수록 같은 빛에서 더 밝고 노이즈가 적은 영상이 나온다.
QE와 가까운 친척으로 responsivity(반응도, A/W)가 있다. 단위 빛 세기당 나오는 전류를 뜻하는데, QE에 광자 에너지를 엮은 양이다.
R = QE · (λ / 1240) [A/W, λ는 nm]
같은 QE라도 파장이 길수록 광자 한 알의 에너지가 작아서, 같은 전력의 빛이 더 많은 광자로 쪼개져 들어온다. 이 관계는 이 장 끝에서 "QE 손실을 어떻게 메우나"로 이어진다. 일단은 QE라는 잣대 하나면 충분하다.
긴 파장으로 갈수록 QE가 떨어지는 이유
실리콘은 밴드갭(bandgap, 전자를 들뜨게 하는 데 드는 최소 에너지 문턱)이 약 1.12 eV인 반도체다. 광자가 실리콘 안에서 전자를 들뜨게 해 신호를 만들려면, 광자 에너지가 이 밴드갭보다 커야 한다. 에너지가 모자란 광자는 그냥 통과해 버린다. 이 문턱에 해당하는 파장이 컷오프 파장이다.
λ_cutoff = hc / Eg = 1240 / 1.12 = 1107 nm (≈1100 nm)
1100nm보다 긴 빛은 실리콘이 거의 못 잡는다. 광자 에너지가 밴드갭보다 작아 전자-정공 쌍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대역에서 실리콘은 사실상 투명해지고 QE는 0에 수렴한다.
그런데 컷오프에서 갑자기 0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다. QE는 700nm 부근부터 이미 서서히 깎이기 시작한다. 이유는 실리콘이 간접 밴드갭(indirect bandgap) 반도체라는 데 있다. 간접 반도체는 흡수계수 α가 파장이 길어질수록 급하게 작아진다. 흡수계수가 작다는 말은 빛이 실리콘 안으로 깊이 파고들어야 비로소 흡수된다는 뜻이다. 흡수 깊이(1/α, 빛 세기가 1/e로 줄어드는 깊이)를 파장별로 보면 사정이 분명해진다.
| 파장 | 흡수 깊이(1/α, 실리콘) | 해석 |
|---|---|---|
| 650nm | 약 3μm | 얕게 흡수 → 잘 잡힘 |
| 850nm | 약 19μm | |
| 940nm | 약 50μm | 깊이 들어가야 흡수 |
| 1000nm | 약 150μm 이상 | 얇은 센서는 그냥 통과 |
문제는 포토다이오드의 신호를 거두는 층(공핍층)이 그리 두껍지 않다는 것이다. 940nm 광자가 50μm 깊이까지 가서야 흡수되는데, 그보다 얕은 곳까지만 신호를 거둘 수 있다면, 깊은 곳에서 생긴 전자는 신호로 안 잡히고 재결합해 사라진다. 그래서 얇은 실리콘 센서일수록 940nm에서 QE가 더 떨어진다. 거꾸로 말하면, 실리콘을 두껍게 만들수록 NIR을 잘 잡는다. 이것이 뒤에 나올 BSI·Nyxel 기술의 출발점이다.
850nm vs 940nm — 절대 QE와 상대비는 다른 양이다
이제 본론이다. 940nm는 850nm보다 얼마나 어둡게 잡힐까. 여기서 두 가지 다른 숫자를 분리해서 봐야 혼란이 없다. 하나는 절대 QE(940nm에서 실제로 몇 %인가)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비(같은 센서 안에서 940nm가 850nm의 몇 배인가)다. 둘은 서로 다른 양이다.
- 절대 QE는 폭이 넓다. 일반 실리콘의 940nm 절대 QE는 센서 세대·BSI 적용 여부·실리콘 두께·제품에 따라 약 10~40%로 크게 갈린다. 구세대의 얇은 FSI(전면조사) 센서는 낮은 쪽(10%대), 두꺼운 흡수층을 쓴 BSI 제품은 높은 쪽(40%까지)이다. 단일 숫자가 아니라 범위로 읽어야 한다.
- 상대비는 그보다 안정적이다. 같은 센서로 850과 940을 비교하면 940nm QE는 850nm의 대략 0.2~0.5배다. 흔히 "절반 이하"라고 보수적으로 말한다. 이 비율은 절대값보다 세대 간 변동이 작다.
이 둘을 한 표로 정리하되, 절대 QE 칸과 상대비 칸을 따로 둔다.
| 센서 등급 | 850nm QE | 940nm QE (절대) | 940/850 상대비 |
|---|---|---|---|
| 평범한 일반 실리콘 | ~50–60% | ~10–40% (세대·BSI·두께 의존) | ~0.2–0.5 |
| 구세대 in-cabin 센서 | — | ~12% | — |
| 고QE NIR (Nyxel류, BSI) | ~60–70% | ~36% | ~0.5–0.6 |
대표 사실 몇 가지를 덧붙인다.
- OmniVision의 Nyxel 기술은 940nm QE를 구세대 ~12%에서 약 36%로 끌어올렸다. OX01N1B·OX02C1S·OX05B1S가 940nm QE 36%를 표방하며, 이전 세대 대비 약 3배다.
- 업계 권고로는 DMS용 in-cabin 센서가 940nm에서 최소 약 15% QE를 확보하도록 한다.
- Nyxel 관련 940nm QE 값은 출처에 따라 36%(제품군 표방), 40%(2017년 1세대 발표), 50%(Nyxel 2)로 갈린다. 세대·제품·측정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절대값은 데이터시트로 확인할 일이고, 이 책은 "제품 표방 ~36%"를 기준으로 삼는다.
위 그림: 실리콘 QE는 600~700nm에서 피크를 이룬 뒤 하강하고, 940nm는 850nm보다 확연히 낮다. 고QE NIR(Nyxel류)이 940nm를 ~36%까지 회복하며, 1107nm 부근에서 밴드갭 컷오프로 0에 수렴한다. 그림의 일반 실리콘 940nm 앵커는 ~14%로 그렸는데, 이는 위 표의 10~40% 범위에서 하단·구세대에 가까운 한 예시값이다(절대값은 세대·조건에 따라 다름). 곡선 형태는 근사·예시다.
요지는 분명하다. 940nm를 쓰면 실리콘 감도에서 손해를 본다. 이것이 940nm 선택의 분명한 대가다. 그럼에도 940nm를 쓰는 이유는 03장에서 따로 다룬다. 여기서는 그 손해를 센서 쪽에서 어떻게 메우는지를 본다.
BSI와 두꺼운 실리콘 — NIR을 더 잘 잡기
940nm 손실의 뿌리는 "광자가 깊이 들어가야 흡수된다"였다. 그렇다면 처방도 거기서 나온다. 빛이 신호를 거두는 층에 더 잘, 더 깊이 닿게 만들면 된다.
첫째 처방은 BSI(Back-Side Illumination, 후면조사)다. 전통적인 FSI(전면조사) 센서는 빛이 금속 배선층을 먼저 통과한 뒤에야 포토다이오드에 닿는다. 배선이 빛을 가로막아 손실이 컸다. BSI는 센서를 뒤집어, 빛이 배선층을 거치지 않고 실리콘 뒷면에서 곧장 포토다이오드로 들어오게 한다. 경로가 짧아지고 막힘이 없어 QE가 오른다. 연구값으로 BSI는 850nm에서 약 80% QE까지 보고된다.
둘째 처방은 두꺼운 실리콘이다. 940nm 광자는 50μm 깊이까지 가야 흡수되니, 실리콘 자체를 두껍게 하면 흡수될 확률이 커진다. 옥외용으로 두꺼운 기판을 쓴 설계에서 940nm ~55%가 측정되기도 했다(이건 옥외 ToF·특수 설계 연구값이라 일반 DMS 센서값과 직접 비교하기는 조심해야 한다).
OmniVision의 Nyxel 기술은 이 처방들을 세 축으로 묶은 대표 사례다.
- Thick silicon(두꺼운 실리콘) — 실리콘을 두껍게 해 광자 흡수 확률을 높이고 신호 세기를 키운다.
- Deep trench isolation(깊은 도랑 격리, DTI) — 픽셀 사이에 벽을 세워 빛이 옆 픽셀로 새는 누화(crosstalk)를 막고 영상 선명도를 지킨다.
- 광 산란층(optical scattering layer) — 들어온 광자의 경로를 늘려, 같은 두께에서도 흡수 확률을 더 높인다.
이 세 축이 함께 작동해 NIR QE를 끌어올린다. 기술 페이지는 "최대 3배", 2017년 1세대 발표는 레거시 대비 "최대 5배"로 표현한다. 표현 차이는 세대·기준의 차이다.
여기까지가 센서 자체로 940nm 손실을 메우는 길이다. 그런데 DMS는 센서 QE 하나로만 메우지 않는다. 노출 방식(셔터)과 조명(strobe)을 묶어 한꺼번에 해결하고, 컬러필터 구성으로 흑백 IR과 RGB-IR이 갈린다. 그 흐름은 다음 절(02b)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