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카메라 원리 — NIR 중심·940nm 학습서

00. 빛과 적외선 — 카메라가 무엇을 보는가

Contents

운전석에 카메라가 하나 달려 있다고 하자. 깜깜한 밤인데도 그 카메라는 운전자의 눈이 감기는지, 고개가 끄덕이는지를 또렷이 본다. 사람 눈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카메라에는 보인다. 어떻게 가능할까. 답은 "적외선(infrared)"이라는 말 한마디로 끝나는 것 같지만, 사실 그 한마디 안에 전혀 다른 두 가지 원리가 섞여 있다. 이 책은 그 두 원리를 갈라내고, 그중 운전자 모니터링·얼굴인증·홍채인식이 쓰는 쪽을 끝까지 파고든다. 시작은 빛 자체다.

빛은 파장으로 줄지어 있다

우리가 "빛"이라 부르는 것은 전자기파의 한 토막이다. 전자기파는 파장(wavelength, 파동 한 마디의 길이)에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 파장이 짧은 쪽에는 자외선·X선이, 긴 쪽에는 적외선·전파가 있다. 사람 눈이 볼 수 있는 구간은 그 가운데 아주 좁은 띠다. 대략 0.4μm(보라)에서 0.7μm(빨강)까지다. 1μm는 100만 분의 1미터다.

가시광의 빨강(0.7μm) 바로 너머, 더 긴 파장 쪽이 적외선(IR)이다. "적외(赤外)"라는 이름 자체가 "빨강 바깥"이라는 뜻이다. 적외선은 단일한 대역이 아니라, 파장에 따라 다시 여러 밴드로 나뉜다. 밴드마다 빛을 만드는 방식도, 그 빛을 잡는 센서도, 쓰임새도 다르다. 그래서 "적외선 카메라"라는 한 단어가 전혀 다른 장치들을 가리키게 된다.

밴드 약어 파장 범위(근사) 대표 센서 결상 방식
가시 VIS 0.38–0.75μm 실리콘(컬러) 반사
근적외 NIR(근적외) 0.75–1.0μm 실리콘 반사
단파장 적외 SWIR 1.0–2.5μm InGaAs 반사
중파장 적외 MWIR 3–5μm InSb, HgCdTe 방사(열)
장파장 적외 LWIR 8–14μm 마이크로볼로미터 방사(열)

이 책이 집중하는 곳은 둘째 줄, 근적외선이다. DMS(운전자 모니터링)·얼굴인증·홍채인식·야간감시가 모두 이 NIR을 쓴다. 그중에서도 940nm(0.94μm)가 사실상의 표준인데, 왜 하필 940nm인지가 이 책의 중심 질문이다.

표의 마지막 두 열을 눈여겨보자. 위쪽 밴드(VIS·NIR·SWIR)는 빛을 "반사"해서 본다고 적혀 있고, 아래쪽(MWIR·LWIR)은 "방사(열)"라고 적혀 있다. 이 한 칸의 차이가 적외선 카메라를 둘로 가르는 가장 근본적인 갈림길이다. 뒤에서 이 갈림길을 물리로 따져 본다.

NIR의 상한은 출처마다 다르다. 실리콘으로 결상하는 관점에서는 ~1.0μm를 경계로 본다. 광생물학적 안전(눈 위험)을 다루는 문헌은 ~1.4μm까지를 NIR로 잡는다. 이 책은 카메라·센서를 다루므로 0.75~1.0μm를 NIR의 기본 경계로 쓰고, 눈 안전을 다루는 04b장에서만 ~1.4μm 정의를 따로 언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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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자 한 알의 에너지는 파장이 정한다

빛은 파동이면서 동시에 알갱이다. 그 알갱이를 광자(photon)라 부른다. 광자 하나가 지닌 에너지는 그 빛의 파장으로 완전히 정해진다. 관계식은 다음과 같다.

E = h·c / λ
  h = 6.626×10⁻³⁴ J·s   (플랑크 상수)
  c = 2.998×10⁸ m/s     (광속)
  λ = 파장

이 식을 매번 상수까지 넣어 풀기는 번거롭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hc ≈ 1240 eV·nm(정확히는 1239.84 eV·nm)라는 외우기 쉬운 형태를 쓴다. 그러면 파장을 나노미터로 넣어 곧장 에너지를 전자볼트(eV)로 얻는다.

E[eV] = 1240 / λ[nm]

940nm 광자의 에너지를 직접 구해 보자. 상수를 그대로 넣어도 되고, 간편식으로 풀어도 같은 답이 나온다.

E = (6.626×10⁻³⁴ × 2.998×10⁸) / (940×10⁻⁹)
  = 1.986×10⁻²⁵ / 9.40×10⁻⁷
  = 2.113×10⁻¹⁹ J
  = 2.113×10⁻¹⁹ / 1.602×10⁻¹⁹  eV
  = 1.319 eV

간편식: E = 1240 / 940 = 1.319 eV   (같은 답)

여기서 챙길 직관은 하나다. 파장이 길수록 광자 에너지가 작다. 몇 개를 나란히 두면 이 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파장 λ 광자 에너지 E 대역 / 의미
400nm 3.100 eV 가시 보라
700nm 1.771 eV 가시 빨강 (NIR 경계)
850nm 1.459 eV NIR (글로우 보임)
940nm 1.319 eV NIR (DMS 표준)
1100nm 1.127 eV NIR 끝 / 실리콘 컷오프 근처
9700nm 0.128 eV LWIR (상온 흑체 피크 — 열)

이 "에너지가 점점 작아진다"는 흐름은 앞으로 두 가지를 한꺼번에 설명한다. 하나는 실리콘 센서가 왜 긴 파장을 잘 못 잡는가다(02a장). 다른 하나는 상온 물체가 내는 열(파장 ~9.7μm, 에너지 0.128 eV)과 940nm 빛(1.319 eV)이 왜 전혀 다른 세계인가다(01장). 표의 맨 윗줄과 맨 아랫줄을 비교해 보라. 940nm 광자는 상온 열복사 광자보다 10배 넘게 에너지가 크다. 같은 "적외선"이라는 단어로 묶이지만, 물리적으로는 거리가 멀다.

"IR 카메라"는 사실 두 종류다

여기서 가장 흔한 오해를 미리 짚어 둔다. "적외선 카메라 = 열화상 카메라"라는 생각이다. 이건 절반만 맞다. 적외선을 보는 카메라에는 작동 원리가 완전히 다른 두 갈래가 있다.

첫째는 NIR 카메라다. 실리콘 센서가 0.75~1.0μm의 근적외선을 받아 상을 만든다. 단, 이 빛은 물체가 스스로 낸 빛이 아니라 외부 광원(햇빛이나 IR LED)이 물체에 부딪혀 반사된 빛이다. 그래서 NIR 카메라는 가시광 카메라와 광학·센서 원리가 같다. 야간의 흑백 사진기라고 봐도 좋다. DMS·얼굴인증이 쓰는 것이 바로 이 NIR 카메라다.

둘째는 thermal(열화상) 카메라, 정확히는 LWIR 카메라다. 8~14μm의 장파장 적외선을 받는다. 이 빛은 외부에서 비춘 게 아니라 물체가 자기 온도 때문에 스스로 내뿜은 열복사다. 그래서 광원이 전혀 필요 없고, 완전한 암흑에서도 따뜻한 물체를 본다. 검출기도 실리콘이 아니라 마이크로볼로미터라는 전혀 다른 부품이다.

B: emissive imaging

self-emit 8-14um

warm body

microbolometer

A: reflective imaging

emit 0.75-1.0um

reflect

IR LED / sun

object (face)

silicon CMOS

위: A는 NIR 카메라(반사 결상) — 외부 광원의 빛이 얼굴에 반사돼 실리콘 센서에 들어온다. B는 thermal 카메라(방사 결상) — 물체가 스스로 낸 열이 마이크로볼로미터에 들어온다.

이 책은 A쪽, NIR 반사 카메라를 끝까지 따라간다. B쪽 thermal은 "왜 NIR과 다른가"를 설명할 때만 대조군으로 잠깐 등장한다. 다음 장에서 이 둘의 갈림길을 흑체복사 물리로 못 박는다. "940nm 카메라가 열을 본다"는 말이 왜 틀렸는지, 수치로 보일 것이다.

이 책이 약속하는 표기

본문에서 영어 용어가 처음 나올 때 괄호로 한글 한 마디를 붙인다. 한 번 붙이면 그다음부터는 안 붙인다. 자주 나오는 약속 몇 가지를 미리 정리해 둔다.

  • NIR(근적외) — 0.75~1.0μm. 실리콘으로 반사광을 보는 대역. 이 책의 주인공.
  • 반사 결상 vs 방사 결상 — 외부 광원의 반사를 보는가(NIR), 물체 자신의 열을 보는가(thermal).
  • QE(양자효율) — 센서에 닿은 광자 중 몇 %를 전기 신호로 잡아내는가. 02a장에서 자세히.
  • irradiance(복사조도, W/m²) — 단위 면적에 도달하는 빛의 세기. 신호 밝기와 눈 안전을 동시에 좌우한다. 04a장에서.
  • band-pass(대역통과) — 특정 파장대만 통과시키는 필터. 05장에서.

용어가 헷갈리면 권말 GLOSSARY에서 짧게 다시 확인할 수 있다. 각 항목은 자세히 설명한 절로 링크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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